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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a Reporter/과학 기사

1日1食하면 치매도 안걸린다

by 사랑해,태진 2013. 4. 3.

1日1食하면 치매도 안걸린다

美연구진, 호르몬 조절로 알츠하이머병 예방 가능성 확인

2013년 04월 03일

‘1일 1식과 간헐적 단식’.

최근 한 방송국에서 ‘끼니반란’이라는 프로그램 덕분에 한창 뜨고 있는 단어들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하루 세 끼씩 먹는 것을 그만두고 하루에 한 끼만 먹거나, 일주일에 한 두 번 이상 16~24시간 단식해 배고픈 상태를 유지하는 식습관이 건강을 유지하고 오래 살 수 있도록 해준다고 강조한다.

사실 다양한 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평소보다 적은 양의 음식을 먹어 굶어죽지 않을 정도로만 유지하는 ‘칼로리 제한’ 식단은 신경 관련 질병을 예방하는 데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연구진이 ‘배고픔을 느끼는 것’이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아 주목 받고 있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이다.

미국 앨라배마대 잉가 카디시(Inga Kadish) 교수팀은 ‘가벼운 굶주림의 고통’이 ‘칼로리 제한’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미국국립공공도서관학회지(PLoS ONE) 2일자에 발표했다. 칼로리를 제한하지 않고 ‘배고프다’는 신호만 줘도 알츠하이머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실제로 장(腸)이 비어있는 것과 뇌에서 배고픔을 느끼는 것을 분리해서 생각했다. 장이 비어있다는 걸 뇌로 전달하려면 호르몬 신호가 필요한데, 이 호르몬만 조절해도 ‘칼로리 제한’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아이디어다. 

배고픈 느낌이 가벼운 스트레스를 만들고, 이것이 물질대사의 신호 경로를 작동시켜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물질에 대응한다고 본 것. 우리 몸에 독이 되는 자극이 오히려 좋은 효과를 가져오는 ‘호르메시스 이론’처럼 굶주림이라는 스트레스 원인이 신경세포를 파괴하해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물질에 대응하는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낸다는 논리다. 

연구진은 배고픈 감정을 일으키기 위해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을 이용했다. 배고픔을 느끼게 만드는 이 호르몬을 알약형태로 합성해서 쥐에게 먹이고, 쥐의 뇌에 배고프다는 신호를 보내도록 한 것이다. 

우선 알츠하이머 유발 유전자를 쥐에게 발현시킨 뒤 세 그룹으로 나눴다. 그 다음 한 그룹은 정상적인 먹이를 줬고, 다른 한 그룹은 20% 정도 칼로리가 제한된 먹이를 줬으며, 마지막 그룹은 정상적인 먹이와 함께 그렐린을 합성한 약을 줬다. 

이렇게 16주 동안 먹이를 먹인 결과, 칼로리를 제한한 쥐만 체중이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이들 쥐를 투명한 ‘수중미로’에 풀어놓고 얼마나 빨리 되돌아 오는지 기억력을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쥐의 기억력이 좋을수록 더 빨리 플랫폼을 찾게 되는데, 실험 결과 정상적인 먹이만 먹인 쥐에 비해 그렐린 합성약을 먹인 쥐들의 속도가 26% 빨랐다.

또 칼로리를 제한한 쥐들은 정상적인 먹이만 먹인 쥐보다 23% 빨리 플랫폼을 찾았다. 뇌 촬영으로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가 얼마나 쌓였는지 살펴본 결과도 이와 비슷했다. 그렐린 합성약을 먹인 쥐나 칼로리가 제한된 쥐의 뇌에 아밀로이드 베타가 훨씬 덜 쌓인 것이다. 

카디시 교수는 “생쥐를 모델로 한 이번 연구는 배고픔의 감정이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를 보여준 첫 사례”라며 “만약 이 메커니즘이 더 구체적으로 확인되면 호르몬으로 ‘배고픔 신호’를 보내 알츠하이머병과 싸울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태진 기자 tmt19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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