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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Stories/푸른하늘

목숨 구하는 ‘빨간 자국’ 아세요?

by 사랑해,태진 2011. 4. 22.

하늘을 나는 비행기에 알록달록 예쁜 색을 칠하는 걸 알고 있지요? 요즘에는 래핑(wrapping)이라는 기술을 써서 대형 사진을 붙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예쁜 옷을 입은 비행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빨간 자국을 몇 개 발견할 수 있어요. 심지어는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주인공의 얼굴에 빨간 자국이 있는 경우도 있고요. 사람 얼굴이라도 꼭 표시하는 이 빨간 자국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이 자국은 ‘브레이크 인 포인트(Break In Points)’라고 불리는 거예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물론 우리나라 항공법에도 꼭 표시하라고 정해져 있는 거랍니다. 비상시에 잘라낼 수 있는 부분이라는 뜻이죠.

만약 항공기에 문제가 생겨서 바다나 강에 착륙했다고 생각해봐요. 조종사가 미리 구조요청을 했다고 해도 구조팀이 도착하는 동안 시간이 걸릴 거예요. 그동안 항공기는 점점 물속으로 가라앉게 되겠죠. 그러면 출입구도 물에 잠겨서 사람들은 꼼짝 없이 항공기 안에 갇히게 되는 거예요.

이 상황에서 구조팀이 사람들을 밖으로 무사히 구출하려면 항공기에 구멍을 내야 한답니다. 하지만 구조팀은 항공기의 어느 부분을 뚫어야 할 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항공기는 구조가 복잡한데다 단단한 재료로 만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항공기를 만들 때부터 잘라낼 수 있는 부분을 표시해주는 거예요. 

  브레이크 인 포인트의 예시. 대한항공이 ‘스타크래프트2’ 출시를 기념해서 래핑한
   항공기
에서는 주인공의 이마 부분에 ‘브레이크 인 포인트’가 그려졌습니다.


‘브레이크 인 포인트’는 보통 빨간색이나 노란색으로 표시해요. 혹시 이런 색깔이 배경에 묻혀서 잘 보이지 않는다면 흰색으로 테두리를 나타내야 하고요. 이 표시를 전체적으로 보면 사각형이 되는데요. 혹시 이 표시를 나타내는 그림 간에 간격이 2m보다 더 커지면 중간 지점에 선을 하나 더 그려야 한답니다.

이 표시는 혹시라도 일어날지 모를 항공기 사고 때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데 이용될 거예요. 항공기는 이렇게 만일의 사태까지 대비해 꼼꼼히 만들고 있답니다. 목숨을 구하는 빨간 자국, ‘브레이크 인 포인트’를 기억해주세요!

박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tmt19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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