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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Stories/푸른하늘

태양전지 얼리어답터, ‘뱅가드호’

by 사랑해,태진 2011. 4. 25.

1950년대, 미국과 구 소련이 한창 우주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누가 먼저 우주로 인공위성을 발사하는지가 엄청난 관심사였죠. 이 경쟁의 첫 번째 승자는 구 소련이었습니다. 1957년 10월 4일에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했거든요. 이 위성은 지구 상공 900km에서 3개월 동안 머물렀고, 96분마다 지구로 신호음을 보냈죠.

이 소식은 미국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우주기술에 있어서 자신들이 최고라고 믿었으니까요. 미국은 재빨리 인공위성을 개발해 지구 궤도에 올리겠다고 발표합니다. 그리고 1958년에 발사하기로 예정됐던 ‘뱅가드 위성’을 1957년에 쏘기로 했죠. 과학자들을 마구 재촉하면서요.

1957년 12월 6일, ‘뱅가드 위성’은 예정보다 빨리 우주로 나갈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나 로켓은 발사되고 2초 후, 1m 정도 뜬 뒤 쓰러지면서 폭발했습니다. 이듬해 1월 25일에 발사된 두 번째의 뱅가드 로켓도 14초 만에 폭발하고 말았어요. 이후 미국은 독일 출신의 로켓 과학자인 베르너 폰 브라운(Wernher von Braun)의 도움에 힘입어 1958년 1월 31일에 ‘익스플로러 1호’를 발사하게 됩니다. 뱅가드 위성은 미국 최초의 위성도 놓친 셈이죠.

그래도 ‘뱅가드 1호’는 1958년 3월 17일에 무사히 발사됐습니다. 지름 16cm의 공 모양인 이 위성의 무게는 1.5kg 정도였죠. 1964년 5월까지 지구로 계속 신호를 보내며, 관측 내용을 알려줬어요. 덕분에 우리는 지구가 완전히 동그란 공 모양이 아니라 ‘둥그런 과일인 배’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됐답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뱅가드 1호’가 세계 최초로 ‘태양전지’를 사용했다는 데 있어요. 이 위성의 전원 공급 장치가 태양전지였거든요. 태양전지는 태양빛을 이용해 전기를 얻는 도구인데요. ‘뱅가드 1호’에 사용하기 전까지는 실제로 작동할 수 있을지 몰랐던 거예요. 이 위성 덕분에 오늘날 태양전지의 발전도 빨라진 거랍니다.

태양전지는 태양빛을 직접 전기로 바꾸는 장치입니다. 태양전지에 태양빛을 비추면 마이너스(-) 전하와 플러스(+) 전하가 반응해 전기를 만듭니다. 따로 발전기도 필요 없고, 환경오염도 시키지 않는 거죠. 그래서 국제우주정거장(ISS)이나 인공위성이 전기를 얻는 데 태양전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미국은 우주에 태양 발전시스템(Satellite Solar Power System)을 설치하려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우주에서 태양전지로 만든 전기를 지구로 가져온다는 것이죠. 인공위성에서 시작된 태양전지 기술이 더 발전해서 우주에 태양발전소가 세워지길 기대해봐요.

박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tmt19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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