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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족한 과학기술 원조…“착한 욕망 어떻게 채울까”(2012.06.27.) “신문 기사를 보고 울산에 사는 어르신 한 분이 자기도 에티오피아를 돕고 싶다며 연락해왔습니다.” 지난 달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불고 있는 ‘과학한류’를 취재하기 위해 만난 최영락 고려대 정보경영공학부 전문교수는 이장규 에티오피아 아다마과학기술대 총장의 활약상을 소개하면서 대뜸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며 입을 뗐다. 최 교수 이야기의 주인공은 현대중공업 발전플랜트사업부에 근무하다 퇴직한 노해균(65) 씨. 그는 9월 20일자로 본지가 보도한 ‘이장규 前서울대 교수, 에티오피아 국립대 총장 취임하게 된 사연은…’이란 기사를 읽다가 에티오피아를 돕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기사를 쓴 기자를 통해 최 교수와 연락이 닿은 노 씨는 ‘에티오피아의 의대생 한 명의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현재.. 2012. 6. 12.
식물은 어떻게 지구를 정복했는가 식물은 어떻게 지구를 정복했는가[과학기자가 읽는 과학책] ‘식물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수잔네 파울젠 著2012년 06월 03일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 보고 먼 산들을 바라보라. 어린애들의 웃음 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 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 녹음을 스쳐 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 - 이양하의 ‘신록예찬’ 중에서 신록이 피는 5월을 지나고, 녹음이 세상을 정복하는 6월이 왔다. 매년 반복되는 풍경이 지루할 법도 하지만 새로 피는 꽃과 잎이 주는 감동은 늘 그대로다. 일찍이 문학가들은 싱그러운 잎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을 글로 표현해 또 다른 감동을 전하곤 했다. 온통 세상을 뒤덮고 있는 꽃과 신록과 녹음, 단.. 2012. 6. 3.
고맙다, 문화재 보존과학(2012.04.04.)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있는 서울역사박물관 앞에는 오래된 전차가 한 대 있다. 그 앞에는 전차 안에서 손을 흔드는 학생과 배웅하는 가족의 모습이 조형물로 만들어져 있다. 근대로 막 접어든 우리나라의 한 풍경인 것이다. 필자는 그 앞을 지나며 전차를 볼 때마다 ‘그저 잘 만든 모형일 것’이란 생각을 했다. 깨끗하게 페인트칠도 돼 있고, 보존상태도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 갔다가 그 전차가 일제시대 후반부터 1960년대까지 실제로 운행했다는 사실을 새로 알게 됐다. 등록문화재 467호로 지정된 ‘전차 381호’는 1930년경 일본 나고야에 있는 일본차량제조주식회사에서 만들어져, 1968년 11월까지 서울 시내를 다녔다 한.. 2012. 4. 4.
그때 그랬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그때 그랬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과학기자가 읽는 과학책] 모든 것의 나이, 매튜 헤드만 지음/박병철 옮김2012년 04월 01일 “이 모든 것은 언제 여기에 나타났을까?” 호기심이 가득한 이 질문 덕분에 과학자들은 마야의 오래된 달력을 탐구하고, 피라미드의 방향과 이집트 시기의 밤하늘을 연구했다. 그들은 또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의 성분을 조사하고, 아메리카 대륙의 동굴을 뒤지거나 방사성 물질을 다루고, 밤하늘의 은하를 탐구했다. 덕분에 고작 100년 정도를 살아가는 우리 인간은 이집트 피라미드가 수천 년 전에 지어졌다는 것은 물론, 수천만 년 전에 원시 포유류가 등장했으며, 137억 년 전에 우주가 탄생했다는 걸 알고 있다. 미국 코넬대 천문학과 선임연구원으로 있는 매튜 헤드만은 우리가 ‘모든 것.. 2012. 4. 1.
당신은 ‘회의’만 좋아하는 회의주의자인가(2012.02.01.) “국가 기밀인 K-1 전차 부품의 설계도를 미국에 빼돌린 국책기관 연구원이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이 사람의 범죄, 이뿐만이 아닙니다.” 연구자가 과학기술 보도가 아닌 사회부성 범죄 보도에 등장했다. 정년을 몇 년 안 남긴 55세의 한국기계연구원 소속 책임연구원 김 모씨가 그 주인공이었다. 그는 방위사업청이 육군의 주력 K-1 전차의 성능평가를 맡기자 설계도면을 미국의 한 부품업체로 빼돌렸다. 또 2008년에는 부품업체 3곳을 차리고 가격을 부풀려 자신의 연구원에 납품하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이런 수법으로 지난 3년 동안 그가 챙긴 돈만 5억 6000만원. 여기에 납품업체의 성능평가 작업을 대신하고 7000여만의 뒷돈을 받기까지 했다. 일반 대중이 갖고 있는 ‘과학자’란 이름이 갖는 선량하고 공익적.. 2012. 2. 1.
두근두근 내 죽음… ‘죽음’을 인정하고 행복하자! 두근두근 내 죽음… ‘죽음’을 인정하고 행복하자![과학기자가 읽는 과학책]“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데이비드 실즈 지음2012년 01월 29일 #1. “엄마, 이 사람이 그러는데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은요……. 사라질 것 같은 사람이래요.” 어머니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곤 한없이 슬픈 얼굴로 내게 말했다. “아름아.” “네?” “그 책 읽지 마라.” #2. “이 사람이 그러는데 여드름은 청소년이 지적, 육체적으로 부모 자격을 갖출 때까지 몇 년 동안 그 주변에서 잠재적으로 배우자를 내쫓는 역할을 한대요. (중략) 누나도 사춘기 때 잠재적 배우자를 내쫓는 데 성공했어요?” 그녀는 추억에 잠긴 표정을 짓다, 어딘가 매혹적인 미소를 보이며 내게 답했다. “그랬음 의대 갔지.” 김애란의 장편소설 ‘.. 2012. 1. 29.
올해를 뒤흔든 과학계 인물은 누굴까? 올해를 뒤흔든 과학계 인물은 누굴까? [표지로 읽는 과학] 네이처, 올해 10대 화제 인물 선정 2011년 12월 25일 영국 과학잡지 ‘네이처’는 올 한 해 동안 과학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했던 화제 인물 10명을 선정해 이번 주 표지로 장식했다. 첫 번째로 소개된 인물은 달리오 아우티에로(Dario Autiero) 박사. 아우티에로 박사는 올해 9월 23일 ‘중성미자가 빛보다 빠를 수 있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한 인물이다. 아우티에로 박사가 소속된 연구팀은 ‘오페라(OPERA) 검출기로 측정한 중성미자(neutrino)의 속도’라는 논문 한 편으로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오페라에서 검출해 측정한 중성미자가 빛보다 60나노초(0.00000006초) 빠르다는 내용이었다. 연구팀은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2011. 12. 25.
스크루지 구두쇠 기질은 타고난다고? 스크루지 구두쇠 기질은 타고난다고? 구두쇠 결혼하기 어렵고, 결혼해도 애정 생활 힘들어…후대에 유전되기도 2011년 12월 23일 “난 크리스마스라고 해서 특별히 즐겁지도 않고, 게으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지도 않소.” 불우이웃을 위해 모금하라는 자원봉사자의 방문을 받은 구두쇠 ‘스크루지’가 차갑게 내뱉은 말이다.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영화 뮤지컬 등으로 만들어져 선보이는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 주인공 스크루지는 셰익스피어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샤일록과 함께 구두쇠의 대표선수로 꼽힌다. 독자들은 영화나 책을 접하고 과연 스크루지같이 돈만을 사랑하는 구두쇠가 있을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구두쇠는 결혼하기도 어렵지만, 결혼을 하면 자식들도 구두쇠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2011. 12. 23.
참을 수 없는 지방대 연구자의 외로움(2011.01.21.) 취재를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눈빛은 여러 가지다. 과학자를 만날 기회가 많다보니 대부분은 ‘까맣고 초롱초롱한 눈빛’을 만나게 되지만 가끔 다른 감정이 느껴지는 눈빛을 만날 때도 있다. 지난해 겨울 만났던 충남대 김동표 교수의 눈빛이 그랬다. 공무원에서 학문에 대한 목마름 때문에 과학자의 길을 선택했다는 그의 눈빛에는 열정이 가득했다. 자신의 연구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고 ‘보란 듯이 해내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하지만 어딘지 쓸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가 자리 잡은 지역과 ‘지방대’가 가지는 연구 환경의 한계 때문이었을까. 아니 그런 선입견을 가진 기자만의 느낌이었을 수도 있다. 사실 KAIST나 포항공대처럼 소위 명문 대학이 아니라면 지역에서 기초과학 연구나 창의적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쉽지 않.. 2011. 12. 21.
삼각팬티도 특허였다고?! 별난 발명이야기 [KISTI의 과학향기] 2011년 11월 28일 “이거 또 오디션 열풍이구만! 매회 시청률이 10%를 훌쩍 넘는다던데? 우리는 뭐 색다른 거 없나?” KHBS 제작팀의 분위기가 또 심상치 않다. 경쟁사들이 금요일 저녁에 방송하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 입을 다물고 눈치만 보고 있다. 이때 천진난만하기로 소문난 허특 PD가 자신만만하게 기획안을 내놓는다. 제목은 이다. “‘슈퍼특허, 위대한 탄생’? 이거 뭐야? 이젠 경쟁사 프로그램 이름까지 따라해? 허 PD 자네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건가?” 여기저기서 이럴 줄 알았다는 한숨이 터져 나왔다. 오늘 허 PD 때문에 기획회의로 밤을 샐지도 모르겠다. “예, 국장님! 발명이나 특허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보려고요. 프로그.. 2011. 11. 28.
비는 왜 내릴까?… 구름 온도의 비밀을 찾아서 “어서들 집으로 가거라. 소나기가 올라.” 농부 아저씨의 말을 듣고 보니 먹장구름 한 장이 머리 위에 와 있다. 갑자기 사면이 소란스러워지는 것 같다. 바람이 우수수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삽시간에 주위가 보랏빛으로 변했다. 산을 내려오는데 떡갈나무 잎에서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굵은 빗방울이었다. 목덜미가 선뜻선뜻했다. 그러자 대번에 눈앞을 가로막는 빗줄기. 나는 소설 ‘소나기’에 나오는 소년이다. 윤 초시네 여자아이와 함께 산에 올랐다가 소나기를 만났다. 안 그래도 흰 얼굴을 가진 소녀가 감기라도 걸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우선 비를 피해 근처 수숫단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소녀를 웃게 하려고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을 시작한다. “비가 참 많이 내린다. 이 많은 비가 다 어디에서 오는 걸까?” .. 2011. 7. 25.
대두VS소두, 머리 크면 똑똑할까? “난 내 머리 무게가 궁금해~.” 머리 큰 걸로 유명한 개그맨, 컬투 김태균이 자신의 머리를 체중계에 올렸다. 7.8kg! 앞서 머리 무게를 쟀던 정찬우보다 0.8kg이 더 나갔다. 보통 사람들의 머리 무게가 4kg 정도라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수치다. 2011년 6월 13일에 방송된 SBS 토크쇼 ‘안녕하세요’는 이 장면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장면을 보다 문득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머리 크기가 지능과 상관이 있을지에 대한 것이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컬투의 입담과 재치도 혹시 남들보다 크고 무거운 머리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까? 사실 인류의 진화 과정을 살펴보면 ‘뇌가 클수록 머리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원시 인류에 비해 현생 인류의 평균 뇌 용량은 2~3배 커졌기 때문이다. 400만년.. 2011.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