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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는 하늘에서 내려주는 능력인가(2013.01.15.) 지난 6~9일 열린 ‘2013 자연모사공학 국제심포지엄(ISNIT)’에 참석했다. 자연모사공학에서 한·미·중을 대표할 만한 연구자가 강사로 초청됐고, 미세전자시스템(MEMs) 기술로 생체 모사하는 분야에서 촉망받는 일본 연구자의 발표도 마련됐다. 또 뇌과학과 자연모사공학의 접점을 찾으려는 세미나도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눈에 띄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보기는 어려웠다. 강연장과 별도로 설치된 포스터 전시장에서는 자연모사공학의 주제로 익숙한 ‘연꽃잎’이나 ‘스테노카라 딱정벌레’의 껍질, ‘게코 도마뱀’의 발바닥, ‘홍합’ 등을 다룬 연구가 많았다. 물론 연꽃잎 표면에 있는 나노 돌기들이 물을 싫어하는 특성을 만든다거나, 스테노카라 딱정벌레의 껍질이 물을 잘 모을 수 있는 나노 구조로 돼 있다는 내용은 .. 2013. 1. 15.
인간은 ‘불로 요리하는 동물’ 인간은 ‘불로 요리하는 동물’[과학기자가 읽는 과학책] 요리 본능 (리처드 랭엄 著, 사이언스북스 刊)2012년 11월 25일 ‘고기를 굽고 채소를 삶고 국을 끓이고….’ 엄마 손을 거쳐 밥상에 차려진 음식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벌건 고깃덩어리는 맛있는 구이, 쓴맛이 돌던 채소들은 맛깔나게 변한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기운 없을 때 ‘집밥’ ‘엄마가 해준 밥’을 먹고 싶어한다. 요리가 우리에게 주는 것은 맛 뿐만 아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불로 요리한 화식(火食)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어떻게 요리가 인간을 진화시켰을까. 미국 하버드대 인간진화생물학과 리처드 랭엄 교수가 쓴 ‘요리 본능’에 그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거대한 뇌를 운영하는 데 필수적인 ‘요리’ 프랑.. 2012. 11. 25.
사람들은 왜 거짓말을 할까 사람들은 왜 거짓말을 할까[과학기자가 읽는 과학책] 타고난 거짓말쟁이들(이언 레슬리 著‧김옥진 譯, 북로드 刊)2012년 10월 07일 “어머~ 아이가 정말 예쁘네요!” 갓 태어난 신생아를 지켜보며 이런 감탄사를 내뱉는다면 열에 아홉은 거짓말이 아닐까? 유모차에 타고 있는 아기라고 할지라도 이런 감탄사의 절반 이상은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 탄성이 터질 정도로 예쁘게 생긴 아기를 실제로 만날 기회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의 아기를 예쁘다고 칭찬한다. 굳이 칭찬하지 않더라도 ‘못 생겼다’는 진실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그게 인간관계를 잘 지키는 예절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하얀 거짓말(?)이 아니라고 해도 인간이 사는 세상에는 거짓말이 가득하다. 아이들은 배우지도 .. 2012. 10. 7.
국과위의 100분 ’토의‘를 바라보며(2012.10.04.) 손석희 교수의 칼 같은 진행으로 유명해진 ‘MBC 100분 토론’. 이제 손 교수 대신 다른 사회자가 진행을 하지만 이 프로그램이 주는 토론의 묘미는 여전하다. 시청자들은 토론을 통해 주요한 사회문제에 대한 상반된 의견을 꼼꼼히 듣고,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거나 반박의 근거를 찾는다. 토론은 본디 옳고 그름을 가리거나 하나의 해결책을 찾는 ‘토의’와 다르므로 토론을 바라보는 청중은 참가자가 세우는 견고한 논리를 지켜보는 데서 재미와 가치를 찾는다. 과학기술계에도 이와 유사한 토론회가 있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진행하는 ‘과학기술 100분 토론회’다. 올해 4월 23일 처음 시작한 이 토론회는 지난달까지 모두 여섯 번 열렸다. 과학기술 각 분야 이슈를 토론의 형태로 다뤄 대중의 관심을 끌고, 향후 정책에도.. 2012. 10. 4.
건축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다 건축하면 마치 예술작품처럼 훌륭하고 아름다운 것만을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렇지만, 눈만 뜨면 보는 것이 건축이다. 건축은 박제된 예술품이 아닌 ‘우리가 사는 모든 공간’이다. 건축 본연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강연이 열렸다. 한 방송국의 ‘러브하우스’라는 코너로 유명세를 타게 된 건축가 겸 가수인 양진석 박사(한양대 겸임교수)가 과학으로 풀어보는 ‘건축학개론’ 시간을 가졌다. 17일 오후 2시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제14회 ‘톡톡! 과학콘서트’ 강사로 나서 ‘우리가 사는 곳의 비밀-공간 속 과학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건축의 기본은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인문학과 공학의 만남으로서, 또 과학과 철학이 융합된 공간으로서의 건축에 대해 설명했다. ●제1강 건축.. 2012. 9. 17.
‘모르는 게 약’이란 답한 국민의 공복(2012.09.04.) 지난해 대학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해 학교 ‘영양교사’가 꿈인 A씨. 그래서 임용고사를 일찌감치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전 교수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단다. 올해 전국에서 뽑는 영양교사가 한 명도 없다는 것. 시험 준비는 고사하고 앞으로 뭘 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명치 끝이 아려오기만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왜 선발할 교원 숫자를 미리 알려주지 않을까?’ 선발 인원이 제로라는 것을 알았다면, 다른 진로를 고민했을텐데, 이 때문에 A씨는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로 나가는 첫 발판부터 삐그덕대게 된 것이다. 이런 문제를 겪고 있는 이들은 비단 A씨 뿐만 아니라 국영수를 제외한 비인기 및 비교과 교사를 준비하는 이들 대부분이 겪는 문제다. 이 때문에 해당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로 문의했다. 담당자는 교.. 2012. 9. 4.
사바나가 좋고 물만 보면 쾌적한 마음 드는 이유 사바나가 좋고 물만 보면 쾌적한 마음 드는 이유[과학기자가 읽는 과학책] ‘오래된 연장통’ 전중환 著, 사이언스북스 刊2012년 07월 29일 “전생에 무엇이었다고 생각합니까?” 5년 전 필자가 들어갔던 면접 시험장에서 들은 말이다. 8명의 면접관이 온갖 ‘압박 질문’을 던진 뒤, 한 면접관이 의도를 알 수 없는 질문을 던졌다. 짧은 시간 동안 별다른 답을 찾지 못한 필자는 ‘아프리카 주민’이었을 거라고 대답했다. 아프리카의 푸른 초원과 야생동물만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고. 왠지 그곳에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질문을 던졌던 면접관 역시 의도를 알 수 없는 대답을 한다고 생각했는지, 그만 ‘허허’ 웃어버렸다. 그리고 필자는 그 면접에서 낙방했다. 지원자도 면접관도 시쳇말로 ‘멘붕’인.. 2012. 7. 29.
‘바이오시밀러’가 한국 바이오계의 트렌드?(2012.07.17.) 지난달 미국 보스톤에서 열린 ‘2012 바이오 국제컨벤션’에 다녀왔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박람회인 만큼 세계 각지의 생명공학기술 특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다. 최근 생명공학분야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은 지역대표 과학자를 소개하며, 진안지역의 바이오의료파크 프로젝트를 강조했다. 브라질은 자신들의 강점인 바이오연료 쪽 연구와 정책을 집중적으로 홍보했다. 일본, 터키, 벨기에 등도 자신의 나라를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부스를 꾸몄다. 우리나라 부스는 한국바이오협회가 주관해 ‘바이오시밀러’를 대표 선수로 내놓았다. 홍보책자에도 바이오시밀러 현황과 전망 등을 자세하게 다뤘다. 담당자 역시 올해 한국 바이오 업계의 트렌드는 ‘바이오시밀러’라고 자신있게 답했다. 바이오시밀러는 생물의 세포나 유전자를 이.. 2012. 7. 17.
2% 부족한 과학기술 원조…“착한 욕망 어떻게 채울까”(2012.06.27.) “신문 기사를 보고 울산에 사는 어르신 한 분이 자기도 에티오피아를 돕고 싶다며 연락해왔습니다.” 지난 달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불고 있는 ‘과학한류’를 취재하기 위해 만난 최영락 고려대 정보경영공학부 전문교수는 이장규 에티오피아 아다마과학기술대 총장의 활약상을 소개하면서 대뜸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며 입을 뗐다. 최 교수 이야기의 주인공은 현대중공업 발전플랜트사업부에 근무하다 퇴직한 노해균(65) 씨. 그는 9월 20일자로 본지가 보도한 ‘이장규 前서울대 교수, 에티오피아 국립대 총장 취임하게 된 사연은…’이란 기사를 읽다가 에티오피아를 돕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기사를 쓴 기자를 통해 최 교수와 연락이 닿은 노 씨는 ‘에티오피아의 의대생 한 명의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현재.. 2012. 6. 12.
식물은 어떻게 지구를 정복했는가 식물은 어떻게 지구를 정복했는가[과학기자가 읽는 과학책] ‘식물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수잔네 파울젠 著2012년 06월 03일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 보고 먼 산들을 바라보라. 어린애들의 웃음 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 나날이 푸르러 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 녹음을 스쳐 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 - 이양하의 ‘신록예찬’ 중에서 신록이 피는 5월을 지나고, 녹음이 세상을 정복하는 6월이 왔다. 매년 반복되는 풍경이 지루할 법도 하지만 새로 피는 꽃과 잎이 주는 감동은 늘 그대로다. 일찍이 문학가들은 싱그러운 잎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을 글로 표현해 또 다른 감동을 전하곤 했다. 온통 세상을 뒤덮고 있는 꽃과 신록과 녹음, 단.. 2012. 6. 3.
고맙다, 문화재 보존과학(2012.04.04.)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있는 서울역사박물관 앞에는 오래된 전차가 한 대 있다. 그 앞에는 전차 안에서 손을 흔드는 학생과 배웅하는 가족의 모습이 조형물로 만들어져 있다. 근대로 막 접어든 우리나라의 한 풍경인 것이다. 필자는 그 앞을 지나며 전차를 볼 때마다 ‘그저 잘 만든 모형일 것’이란 생각을 했다. 깨끗하게 페인트칠도 돼 있고, 보존상태도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 갔다가 그 전차가 일제시대 후반부터 1960년대까지 실제로 운행했다는 사실을 새로 알게 됐다. 등록문화재 467호로 지정된 ‘전차 381호’는 1930년경 일본 나고야에 있는 일본차량제조주식회사에서 만들어져, 1968년 11월까지 서울 시내를 다녔다 한.. 2012. 4. 4.
그때 그랬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그때 그랬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과학기자가 읽는 과학책] 모든 것의 나이, 매튜 헤드만 지음/박병철 옮김2012년 04월 01일 “이 모든 것은 언제 여기에 나타났을까?” 호기심이 가득한 이 질문 덕분에 과학자들은 마야의 오래된 달력을 탐구하고, 피라미드의 방향과 이집트 시기의 밤하늘을 연구했다. 그들은 또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의 성분을 조사하고, 아메리카 대륙의 동굴을 뒤지거나 방사성 물질을 다루고, 밤하늘의 은하를 탐구했다. 덕분에 고작 100년 정도를 살아가는 우리 인간은 이집트 피라미드가 수천 년 전에 지어졌다는 것은 물론, 수천만 년 전에 원시 포유류가 등장했으며, 137억 년 전에 우주가 탄생했다는 걸 알고 있다. 미국 코넬대 천문학과 선임연구원으로 있는 매튜 헤드만은 우리가 ‘모든 것.. 2012. 4. 1.
당신은 ‘회의’만 좋아하는 회의주의자인가(2012.02.01.) “국가 기밀인 K-1 전차 부품의 설계도를 미국에 빼돌린 국책기관 연구원이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이 사람의 범죄, 이뿐만이 아닙니다.” 연구자가 과학기술 보도가 아닌 사회부성 범죄 보도에 등장했다. 정년을 몇 년 안 남긴 55세의 한국기계연구원 소속 책임연구원 김 모씨가 그 주인공이었다. 그는 방위사업청이 육군의 주력 K-1 전차의 성능평가를 맡기자 설계도면을 미국의 한 부품업체로 빼돌렸다. 또 2008년에는 부품업체 3곳을 차리고 가격을 부풀려 자신의 연구원에 납품하는 ‘꼼수’를 부리기도 했다. 이런 수법으로 지난 3년 동안 그가 챙긴 돈만 5억 6000만원. 여기에 납품업체의 성능평가 작업을 대신하고 7000여만의 뒷돈을 받기까지 했다. 일반 대중이 갖고 있는 ‘과학자’란 이름이 갖는 선량하고 공익적.. 2012. 2. 1.
두근두근 내 죽음… ‘죽음’을 인정하고 행복하자! 두근두근 내 죽음… ‘죽음’을 인정하고 행복하자![과학기자가 읽는 과학책]“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데이비드 실즈 지음2012년 01월 29일 #1. “엄마, 이 사람이 그러는데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은요……. 사라질 것 같은 사람이래요.” 어머니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곤 한없이 슬픈 얼굴로 내게 말했다. “아름아.” “네?” “그 책 읽지 마라.” #2. “이 사람이 그러는데 여드름은 청소년이 지적, 육체적으로 부모 자격을 갖출 때까지 몇 년 동안 그 주변에서 잠재적으로 배우자를 내쫓는 역할을 한대요. (중략) 누나도 사춘기 때 잠재적 배우자를 내쫓는 데 성공했어요?” 그녀는 추억에 잠긴 표정을 짓다, 어딘가 매혹적인 미소를 보이며 내게 답했다. “그랬음 의대 갔지.” 김애란의 장편소설 ‘.. 2012. 1. 29.
올해를 뒤흔든 과학계 인물은 누굴까? 올해를 뒤흔든 과학계 인물은 누굴까? [표지로 읽는 과학] 네이처, 올해 10대 화제 인물 선정 2011년 12월 25일 영국 과학잡지 ‘네이처’는 올 한 해 동안 과학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했던 화제 인물 10명을 선정해 이번 주 표지로 장식했다. 첫 번째로 소개된 인물은 달리오 아우티에로(Dario Autiero) 박사. 아우티에로 박사는 올해 9월 23일 ‘중성미자가 빛보다 빠를 수 있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한 인물이다. 아우티에로 박사가 소속된 연구팀은 ‘오페라(OPERA) 검출기로 측정한 중성미자(neutrino)의 속도’라는 논문 한 편으로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오페라에서 검출해 측정한 중성미자가 빛보다 60나노초(0.00000006초) 빠르다는 내용이었다. 연구팀은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2011. 12. 25.
스크루지 구두쇠 기질은 타고난다고? 스크루지 구두쇠 기질은 타고난다고? 구두쇠 결혼하기 어렵고, 결혼해도 애정 생활 힘들어…후대에 유전되기도 2011년 12월 23일 “난 크리스마스라고 해서 특별히 즐겁지도 않고, 게으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지도 않소.” 불우이웃을 위해 모금하라는 자원봉사자의 방문을 받은 구두쇠 ‘스크루지’가 차갑게 내뱉은 말이다.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영화 뮤지컬 등으로 만들어져 선보이는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 주인공 스크루지는 셰익스피어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샤일록과 함께 구두쇠의 대표선수로 꼽힌다. 독자들은 영화나 책을 접하고 과연 스크루지같이 돈만을 사랑하는 구두쇠가 있을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구두쇠는 결혼하기도 어렵지만, 결혼을 하면 자식들도 구두쇠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2011. 12. 23.
참을 수 없는 지방대 연구자의 외로움(2011.01.21.) 취재를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눈빛은 여러 가지다. 과학자를 만날 기회가 많다보니 대부분은 ‘까맣고 초롱초롱한 눈빛’을 만나게 되지만 가끔 다른 감정이 느껴지는 눈빛을 만날 때도 있다. 지난해 겨울 만났던 충남대 김동표 교수의 눈빛이 그랬다. 공무원에서 학문에 대한 목마름 때문에 과학자의 길을 선택했다는 그의 눈빛에는 열정이 가득했다. 자신의 연구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고 ‘보란 듯이 해내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하지만 어딘지 쓸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가 자리 잡은 지역과 ‘지방대’가 가지는 연구 환경의 한계 때문이었을까. 아니 그런 선입견을 가진 기자만의 느낌이었을 수도 있다. 사실 KAIST나 포항공대처럼 소위 명문 대학이 아니라면 지역에서 기초과학 연구나 창의적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쉽지 않.. 2011. 12. 21.
삼각팬티도 특허였다고?! 별난 발명이야기 [KISTI의 과학향기] 2011년 11월 28일 “이거 또 오디션 열풍이구만! 매회 시청률이 10%를 훌쩍 넘는다던데? 우리는 뭐 색다른 거 없나?” KHBS 제작팀의 분위기가 또 심상치 않다. 경쟁사들이 금요일 저녁에 방송하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 입을 다물고 눈치만 보고 있다. 이때 천진난만하기로 소문난 허특 PD가 자신만만하게 기획안을 내놓는다. 제목은 이다. “‘슈퍼특허, 위대한 탄생’? 이거 뭐야? 이젠 경쟁사 프로그램 이름까지 따라해? 허 PD 자네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건가?” 여기저기서 이럴 줄 알았다는 한숨이 터져 나왔다. 오늘 허 PD 때문에 기획회의로 밤을 샐지도 모르겠다. “예, 국장님! 발명이나 특허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보려고요. 프로그.. 2011. 11. 28.
비는 왜 내릴까?… 구름 온도의 비밀을 찾아서 “어서들 집으로 가거라. 소나기가 올라.” 농부 아저씨의 말을 듣고 보니 먹장구름 한 장이 머리 위에 와 있다. 갑자기 사면이 소란스러워지는 것 같다. 바람이 우수수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삽시간에 주위가 보랏빛으로 변했다. 산을 내려오는데 떡갈나무 잎에서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난다. 굵은 빗방울이었다. 목덜미가 선뜻선뜻했다. 그러자 대번에 눈앞을 가로막는 빗줄기. 나는 소설 ‘소나기’에 나오는 소년이다. 윤 초시네 여자아이와 함께 산에 올랐다가 소나기를 만났다. 안 그래도 흰 얼굴을 가진 소녀가 감기라도 걸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우선 비를 피해 근처 수숫단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소녀를 웃게 하려고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을 시작한다. “비가 참 많이 내린다. 이 많은 비가 다 어디에서 오는 걸까?” .. 2011. 7. 25.
대두VS소두, 머리 크면 똑똑할까? “난 내 머리 무게가 궁금해~.” 머리 큰 걸로 유명한 개그맨, 컬투 김태균이 자신의 머리를 체중계에 올렸다. 7.8kg! 앞서 머리 무게를 쟀던 정찬우보다 0.8kg이 더 나갔다. 보통 사람들의 머리 무게가 4kg 정도라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수치다. 2011년 6월 13일에 방송된 SBS 토크쇼 ‘안녕하세요’는 이 장면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장면을 보다 문득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머리 크기가 지능과 상관이 있을지에 대한 것이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컬투의 입담과 재치도 혹시 남들보다 크고 무거운 머리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까? 사실 인류의 진화 과정을 살펴보면 ‘뇌가 클수록 머리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원시 인류에 비해 현생 인류의 평균 뇌 용량은 2~3배 커졌기 때문이다. 400만년.. 2011.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