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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Stories/푸른하늘

날치, 비행실력을 보여줘!

by 사랑해,태진 2011. 3. 23.

'파다다다닥~' 한 무리의 날치(flying fish) 떼가 물 밖으로 날아올랐어요. 멋지게 점프해서 은빛 지느러미를 반짝여요. 날개도 없는 물고기가 하늘을 날다니! 정말 신기한 풍경이에요. 물고기인 날치는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을까요?

날치는 다른 물고기보다 커다란 지느러미를 이용해 하늘을 날아요. 날치는 물속에서 헤엄치다가 위험을 느끼면 수면 위에서 온힘을 다해 달려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상체를 일으켜 꼬리로 수면을 타듯이 튀어 오르죠. 그 다음에는 잘 발달된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를 활짝 펴고 비행을 한답니다.

날치가 물 위로 나오는 순간의 속력은 시속 50~60km 정도예요. 일반 도로에서 자동차가 달리는 속력과 비슷하죠. 보통은 물에서 가까운 높이에서 날지만 경우에 따라 물 위 2~3m 정도에서 날기도 해요. 날 수 있는 시간은 30~40초 정도이고, 이동거리는 300~400m가 된답니다. 하늘을 나는 동안 날치는 꼬리지느러미를 움직여 방향을 바꿀 수도 있어요.

최해천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팀은 날치의 비행을 더 자세히 연구했어요. 그 결과 한 가지 비밀이 더 밝혀졌답니다. 날치의 지느러미 각도 때문에 양력이 커진다는 거예요.

최 교수팀은 날치의 일종인 ‘제비날치’를 관찰했는데요. ‘제비날치’는 몸통을 똑바로 뒀을 때 가슴지느러미 앞쪽이 12∼15도 위로 향하고, 배지느러미도 2∼5도 위로 솟구쳐 있었어요. 이런 각도 차이가 두 지느러미 사이에 흐르는 공기를 빠르게 만들어요. 위로 솟구친 날개가 비행기 날개의 볼록한 윗부분 역할을 하는 것이죠. 비행기 날개의 위와 아래의 공기 속도가 달라서 양력이 생기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날치가 지느러미를 쫙 펼치고 날면 지느러미 위와 아래에 흐르는 공기의 속도가 달라지고, 이때 날치가 멋지게 날 수 있는 거랍니다.

날치의 지느러미 구조는 수면에서 5m 정도 떠서 이동하는 ‘날아다니는 배’, 위그선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해요. 우리 주변에서 날아다니는 동물을 잘 관찰해 보세요. 그러면 지금보다 더 좋은 항공기를 만드는 아이디어가 떠오를지도 몰라요. 



박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tmt19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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