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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 Factory/영화관9

<은하해방전선> 감상후기(2009.04.05) "먹기위해 사는 건지, 살기 위해 먹는 건지. 사랑하니까 섹스를 하는 건지, 섹스하기 위해 사랑하는 건지. 부시가 싫은건지, 미국이 싫은 건지. 똥을 누다보니까 오줌이 나오는 건지, 오줌을 누다보니까 똥이 나오는 건지. 궁금하지 않아요? 인간, 정치, 연애, 화장실 상하수도 등 다들 이런 생각 한번쯤 해보잖아요. 나와 닮은 꼴들이 내 앞에서 보다 나은 선택을 하면 내가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거. 사람들 다 그런 거 있는데." "감독님 이야기 같네요. 재능은 있는데 세상이 잘 알아주지 않는다고요." 정말 뭐 이런 또라이같은 친구가 다 있나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다,류영재 감독은 - ㅋㅋㅋ [은하해방전선]을 다시 봤다. 그 산만하고 정신없음에 탄복하면서 나도 태진2호, 태진3호 등등으로 진화하고 싶다.. 2020. 4. 2.
반가운 '괴물' 강추! 드디어 봉 감독의 <괴물> 반가운 , 강추 드디어 봉 감독의 '괴물'을 만났다. 한강에 나타난 괴물에게 딸을 납치 당한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괴수영화'. 이 영화는 뜰 수밖에 없는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블록버스터라는 스케일, 봉준호 감독, 송강호·박해일·변희봉·배두나라는 화려한 출연진, '칸 영화제'에서의 극찬 등 작은 영화들이 가질 수 없는 경쟁력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인도한다.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극장의 스크린 대다수를 점령하고 있는 꼴을 보면 어쩐지 '영화도 돈이 만든다'라는 생각이 들어 짜증이 나기 일쑤지만 봉 감독의 '괴물'만은 반가웠다. 그의 영화는 '태풍'이나 '한반도'와는 확실히 다른 무엇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영화들에서 그릴 수 있는 세세한 연출과 감동, 봉 감독은 그것을 절대 빼놓지 않는다.. 2020. 3. 19.
<트루먼쇼> - 나의 행복과 타인의 행복 행복이란 무엇인가.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질문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카메라로 중계된 사람, 트루먼. 그는 크리스토프가 기획하고 제작한 가공의 공간에서 살고 있다. 투르먼을 제외한 모든 사람은 연기자이며 세상의 질서는 트루먼의 행동을 중심으로 결정된다. 평범한 이웃, 회사, 가정, 친구 등 어느 것 하나 결핍된 것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 그곳에 사는 트루먼은 마땅히 행복하지 않을까. 영화는 트루먼의 혼잣말과 크리스토프와 시청자의 인터뷰가 교차되면서 시작한다. "이것은 진짜 이야기이며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물하죠."라는 크리스토프의 말 뒤로 따라 나오는 트루먼의 혼잣말은 "당신 미쳤군, 메스꺼워."이며, '트루먼쇼'를 보면서 감동을 느낀다는 시청자의 인터뷰 뒤에 트루먼이 하는 말은 "내가 죽으.. 2020. 3. 18.
구원을 말하는 <밀양>, 결론은 글쎄? "제가... 힌트 한 가지 드릴까요? 사장님은요, 우리 누나 취향이 아니에요." [밀양], 제 6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공식초청작, 이창동 감독, 송강호, 전도연, 쏟아지는 찬사 등에 더해 힌트를 한 가지 더 주자면 "박태진의 취향"은 아니라는 것이다. '구원'이라는 소재, 전도연과 송강호의 끝내주는 연기, 가슴 절절한 신애의 사연과 묵묵한 종찬의 보살핌이 한데 어우러져 볼 만한 영화가 탄생했으니 기쁜 일이다. 더불어 많은 이가 '용서'와 '구원'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니 이 또한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거기까지가 전부다. (물론 이것도 못하는 영화가 많고 많지만;) 이 영화에는 '영화적임'이 뿜어내는 맛깔스러움이 보이지 않는다. 화려한 영상, 현란한 음향, 절묘한 편집은 거의 찾아볼 수 없.. 2010. 7. 1.
아름다운 공포영화, <기담> … "쓸쓸함이 진짜 공포다" 선물 무지 오랜만에 홀로 극장을 찾았다. 졸업 2주년을 기념해서, 세 살을 맞은 나를 축하하며, 내가 나에게 좋은 영화 한 편 구경시키고 싶었다. 그만큼 많이 고민하고 고른 영화, [기담]. '1942년 경성 안생병원에서 있었던 기이한 이야기 셋'으로 요약할 수 있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 좋았던 영화. 오랜만에 영화다운 영화를 만났다. 한국영화 위기론아, 훠이훠이 물렀거라. 사랑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봉인된' 소녀와 묵묵히 외로웠던 의대 실습생, 박정남. 새 아빠를 사랑한 소녀와 그녀의 담당 의사, 이수인. 그림자가 없는 아내, 김인영과 영혼의 존재를 믿는 의사, 김동원. 이 주인공들은 모두 사랑에 목마른 존재들이다. 공허한 정남의 마음에 싸늘한 시체가 들어 온 것도, 온 가족이 죽어 버린 소녀에게 의사.. 2010. 6. 22.
콩가루도 뭉치면, <좋지아니한가> 1. 감독이 부러웠다, 얼마나 좋을까. ‘영화’라는 매체를 좋아하기 시작한 지는 고작 5년 정도. 따라서 과거 화려한 헐리우드 배우나 감독에 대해선 잘 모르며, 딱히 기억에 남는 장면도 없다. 대신 좋아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보게 된 영화들에 대해선 최대한 느끼고 즐겼다. 물론 대부분 국내산이며 따끈따끈한 신작들을 보았으므로 감상의 폭이 좁기는 할 터이다. 그렇게 짧은 기간 좁은 폭의 영화들을 보았음에도 영화를 보면서 처음으로 ‘감독은 참 행복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저런 이야기를 만들고, 필름에 담고, 찬찬히 정리하면서 감독은 적어도 수백 번 정도 외치지 않았을까, “영화를 만드니 좋지 아니한가!”라고. 특별하게 큰 줄기의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족을 중심으로 하나씩 가지치기하는 에피소드들.. 2010. 6. 19.
닥치고 춤이나 춰! 매력적인 <삼거리 극장> 새롭다 그리고 매력적이다 뮤지컬 영화라고 하면 '물랑루즈'나 '시카고', '어둠속의 댄서'가 떠오른다. 그래서 처음엔 이 영화도 그런 지루하고 느끼한 영상과 음악이 펼쳐지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면서 극장에 들어갔다. (물론 그 영화들이 전혀 지루하지도 느끼하지도 않다고 주장하실 분들이 많겠지만 나에게 위의 세 영화는 우울하고 지루하며 느끼했다.;;) '삼거리 극장'은 달랐다. 똑같이 어두운 조명을 사용하고 노래와 춤이 나오는 영화였지만, 우울한 무언가를 다루었지만, 신나고 새로웠다. 놀라운 캐릭터들이 살아 숨쉬고, 기괴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으며, 화려하고 섬세한 조명들이 감정을 조율하는 '삼거리 극장'. 혹시 지금 극장으로 향할 생각이 있다면 주저말고 이 영화를 선택하기를 바란다. 유쾌한 판타스틱 세계를 .. 2010. 6. 11.
주변을 향한 따뜻한 시선, <라디오스타> 우리는 모두 중심이 되기를 바란다. 어떤 일을 하기로 마음먹으면 최고가 되어야 하고, 그러면 더 큰 것을 이루어 세상에 중심에 서고자 한다. 남보다 멋지고 훌륭한 삶을 살고 싶은 것, 그것이 바로 인간의 원초적 욕망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인간은 자신이 지나온 하류로 돌아가려고 하지 않는다. 설령 현재의 위치에 그대로 주저앉아 창백한 인생을 살게 되더라도, 보다 낮은 자리로 돌아가면 소박한 행복이 기다리고 있더라도 말이다. 전세를 월세로 바꾸더라도 서울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그들에게 서울은 일종의 자존심이다. 그 욕망과 자존심을 다루고 있는 영화가 '라디오스']다. 번쩍거리는 '중심인'인 대신 이도 저도 아닌 '주변인'이 만드는 은은한 울림, 그것이 '라디오스타'다. 88년도 가수왕 최곤, 이름에 '최.. 2010. 6. 8.
보라색 샅바가 준 감동, <천하장사 마돈나> 천하장사 마돈나 여기 7살 때 마돈나를 보고 반해 버린 남자가 있다. 그는 마돈나를 이상형으로 삼고 그녀와 비슷한 느낌을 풍기는 여인을 만나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산다. 좀 지루하고 재미없지만 이것이 마돈나에게 반했던 대부분의 남성들의 인생 이야기가 아닐까한다. 오동구만 빼고. 이름마저 씨름에 재능이 있을 것 같은, 씨름 선수의 몸매를 지닌 오동구. 그는 마돈나에게 반해 마돈나가 되고자 한다. 그녀를 처음 본 그 날부터 마돈나가 되는 그 날까지 동구의 노력은 계속되었고, 마침내 마돈나와는 정반대 편에 서 있을 것 같은 씨름 선수의 길까지 걷게 된다. 제작사 측에서 홍보한 그대로 '뒤집기 한판이면 여자가 된다'는 영화가 바로 '천하장사 마돈나'다. 보라색 샅바 교복 주머니에 양손을 찔러 넣고 씨름을 하겠다.. 2010.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