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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사, 멋진 우주 생물 소개해주세요” 미국항공우주국(NASA)가 2010년의 끝자락을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지난 2일(현지 시간) NASA의 우주생물학 연구원인 펠리사 울프 사이먼(Felisa Wolfe Simon) 박사가 놀라운 소식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NASA가 발표하기 하루 전, 사람들은 ‘우주 생물이 있을지 모른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생물에 대한 중대 발표라는 소문이 전 세계로 퍼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작 사이먼 박사가 발표한 생물은 지구에서 발견한 박테리아였습니다. 외계인이 아니라 작은 박테리아라니…. 이 결과를 보고 실망한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 박테리아가 외계인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 사이먼 박사가 찾은 박테리아, GFAJ-1는 비소(As)를 이용해 살 수 있는 생물입니다. 비소는.. 2010. 12. 16.
빙하 녹이는 ‘탄소 검댕’ 아세요? 아름다운 알프스 산맥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 하이디. 그녀는 오늘 할아버지와 목동 피터와 함께 소풍을 떠났다. “졸졸졸졸 흐르는 요롤 레히디요 레이디효 레히디히리~” 하이디가 부르는 흥겨운 요들송 박자에 맞춰 걷다 보니 어느덧 산 정상에 닿았다. 저 아래 작게 보이는 마을과 꼬불꼬불한 강줄기가 하이디의 눈에 들어왔다. 하이디는 자신이 정말 아름다운 곳에 살고 있다는 생각으로 행복해졌다. 신이 나서 재잘거리는 하이디나 피터와 달리 할아버지는 묵묵히 걷기만 한다. 조금만 올라가면 빙하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 마디 던져준 게 고작이다. 할아버지는 원래 무뚝뚝한 사람이니까 별로 대수롭지 않았다. 이렇게 함께 소풍을 나서준 것만 해도 어딘가. “하이디, 피터. 이제 다 올라왔구나. 저기 보이는 게 빙하란다.. 2010. 11. 10.
매운 고추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지난 추석 귀경길 서울 톨게이트에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풍경이 등장했다. 고향으로 떠나는 사람들에게 청양고추와 고추볼펜이 함께 담긴 세트를 선물하는 행사가 벌어졌던 것. ‘맵기로 유명한 청양고추를 먹고 졸음운전을 막으라’는 의미였다. 청양고추는 다른 고추보다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capsaicin)’ 성분이 6배 정도 많아 한 토막만 먹어도 졸음을 쫓는 데 효과적이라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사실 고추의 캡사이신은 세균이나 곰팡이, 바이러스, 새, 곤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자기방어물질이다. 그래서 이 성분은 졸음 방지뿐 아니라 통증을 완화시키는 연고나 소화장애 치료제에도 사용된다. 캡사이신이 우리 몸에 들어간 직후에는 강한 자극을 준다.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통증전달 물질이 .. 2010. 10. 12.
반딧불이는 왜 함께 불빛을 반짝거리나? “아무리 우겨 봐도 어쩔 수 없네 / 저기 개똥 무덤이 내 집인 걸 / 가슴을 내밀어도 친구가 없네 / 노래하던 새들도 멀리 날아가네 / 가지 마라 가지 마라 가지 말아라 / 나를 위해 한번만 노래를 해주렴….” 1980년대 말에 발표돼 많은 사랑을 받은 곡, 신형원의 ‘개똥벌레’다. 한여름 밤, 피서지에서 모닥불을 피워 놓고 부르기에 안성맞춤인 노래다. 한참을 박수치며 노래를 부르다보면 개똥벌레가 나타나 밤하늘을 멋지게 수놓을지도 모른다. 개똥벌레는 꼬리에서 반짝거리는 빛을 내는 ‘반딧불이(반디)’를 부르는 다른 말이다. 그런데 반디가 불빛을 깜빡거리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면 신기한 점을 하나 발견하게 된다. 반디의 불빛이 일정한 리듬을 가지고 깜빡거린다는 사실이다. 처음에는 무작위로 깜빡이던 불빛이 .. 2010. 8. 9.
변덕스런 여름날씨, 항공기는 안전할까? 우리나라의 여름철 날씨는 유난히 변덕스럽다. 맑은 하늘에서 갑자기 소나기도 내리고, 며칠간 폭우가 쏟아지기도 한다. 비와 더불어 천둥과 번개도 치고, 태풍이 불기도 한다. 항공기는 고도 1만km에서 시속 700~800km로 운항하므로 이런 날씨의 영향을 피하기는 어렵다. 항공기는 여름 날씨에 어떻게 대비할까? 번개는 여름철 항공기의 운항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항공기는 비행을 하면서 구름을 통과하거나 공기와 마찰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낮은 전압의 전기를 띠게 된다. 이 전기 때문에 항공기가 번개를 맞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에 대비해 항공기에는 피뢰침 역할을 하는 정전기 방출장치가 40~50개 정도 설치돼 있다. 번개가 치더라도 전류가 정전기 방출장치를 통해 공중에 환산되므로 .. 2010. 8. 6.
4D로 이순신 장군을 만날 수 있는 기회!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오. 죽고자 하면 반드시 살 것이다(必生則死, 必死則生).” 서울시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지하 2층에서 이런 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인 것 같아 기억을 더듬어보니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명언 중 하나다. 그런데 세종문화회관에서 왜 이런 소리가 들리는 것일까? 이순신 장군에 관한 전시 공간, ‘충무공이야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충무공이야기는 2010년 4월 28일 문을 열어 다녀간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광화문에 있는 이순신 동상은 알아도 근처에 이런 전시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적다. 일반 전시관과 달리 최첨단 매체를 활용해 관람객들을 조선시대 임진왜란 시기로 초대하는 전시공간을 소개한다. ● “필생즉사, 필사즉생”… 4D 체험관에서 만.. 2010. 7. 27.
<이끼>의 제목에 담긴 뜻은 무엇?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스며들 듯 사는 거다. 천천히, 이끼처럼 들러붙어 사는 거다.” 2009년 인터넷을 달궜던 인기 만화, ‘이끼’의 주인공 유해국은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찾아간 마을에 비밀이 있다고 믿는다. 마을에 머물겠다는 자신을 경계하는 사람들의 눈빛도 마음에 걸리고, 아버지의 죽음을 정확하게 조사하지 않는 것도 의심스럽다. 그래서 그는 이끼처럼 이곳에 들러붙어 살기로 결심한다.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익숙한 존재로 생각하게 됐을 때 이 마을의 비밀을 알아내려는 것이다. 하지만 이장 천용덕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다. 끝없이 의문을 품으며 다가오는 유해국에게 마을이 가진 비밀을 감추려 최선을 다한다. 이들이 맞대결을 펼치는 이야기는 독자들을 끌어당겼고, 마침내 영화로까지 만들어졌다. 그것.. 2010. 7. 14.
생활에 밑줄 긋는 '과학향기'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 “지구를 지금보다 태양에서 멀리 떨어지도록 하면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 태양과 지구가 멀어지면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빛이 줄어들어 기온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에임스연구센터 그레그 래플린 박사가 내놓은 지구온난화 해법이다. 그는 소행성이나 혜성이 지구를 스쳐지나갈 때 얻은 중력에너지를 이용해 지구와 태양이 좀 더 멀리 떨어지도록 만들자고 주장한다. 물론 소행성과 혜성의 궤도를 조정할 방법은 마땅치 않고, 궤도를 조정해도 소행성이 지구와 부딪힐 위험이 있다. 가축이 내뿜는 방귀와 트림의 성분을 바꾸자는 사람도 있다. 소나 돼지의 방귀와 트림, 분뇨에서 나오는 메탄가스가 이산화탄소보다 23배나 강한 온실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료 성분을 바꾸거나 특정 물질을 첨가해 가축이.. 2010. 7. 2.
구원을 말하는 <밀양>, 결론은 글쎄? "제가... 힌트 한 가지 드릴까요? 사장님은요, 우리 누나 취향이 아니에요." [밀양], 제 6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공식초청작, 이창동 감독, 송강호, 전도연, 쏟아지는 찬사 등에 더해 힌트를 한 가지 더 주자면 "박태진의 취향"은 아니라는 것이다. '구원'이라는 소재, 전도연과 송강호의 끝내주는 연기, 가슴 절절한 신애의 사연과 묵묵한 종찬의 보살핌이 한데 어우러져 볼 만한 영화가 탄생했으니 기쁜 일이다. 더불어 많은 이가 '용서'와 '구원'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니 이 또한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거기까지가 전부다. (물론 이것도 못하는 영화가 많고 많지만;) 이 영화에는 '영화적임'이 뿜어내는 맛깔스러움이 보이지 않는다. 화려한 영상, 현란한 음향, 절묘한 편집은 거의 찾아볼 수 없.. 2010. 7. 1.
원자로가 바닷물을 마시게 해준다고? 한반도의 가장 동쪽 끝, 독도. 일반인이 이 땅을 밟을 수 있게 된 건 2005년 3월 26일 독도 관광이 시작되면서부터다. 비록 30분 정도만 머물러 선착장 주변을 둘러보는 것이 전부지만, 날씨가 허락하는 한 이곳에 가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이들 관광객을 태운 배가 섬에 도착하면 섬에 살고 있는 주민이 바빠진다. 배에 싣고 온 물통을 옮기기 위해서다. 이 물통에는 독도주민을 위한 식수가 담겨져 있다. 독도에는 바닷물을 민물로 만드는 담수화 플랜트가 있지만, 아무래도 그 양이 충분치는 않다. 독도에는 물뿐 아니라 전기도 귀하다. 최근에는 태양광발전 설비가 설치돼 전기를 생산하기도 하지만, 이전까지는 디젤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들었다. 145kW급 디젤발전기를 가동하는 데 드는 기름은 연간 17만L... 2010. 6. 24.
아름다운 공포영화, <기담> … "쓸쓸함이 진짜 공포다" 선물 무지 오랜만에 홀로 극장을 찾았다. 졸업 2주년을 기념해서, 세 살을 맞은 나를 축하하며, 내가 나에게 좋은 영화 한 편 구경시키고 싶었다. 그만큼 많이 고민하고 고른 영화, [기담]. '1942년 경성 안생병원에서 있었던 기이한 이야기 셋'으로 요약할 수 있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 좋았던 영화. 오랜만에 영화다운 영화를 만났다. 한국영화 위기론아, 훠이훠이 물렀거라. 사랑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봉인된' 소녀와 묵묵히 외로웠던 의대 실습생, 박정남. 새 아빠를 사랑한 소녀와 그녀의 담당 의사, 이수인. 그림자가 없는 아내, 김인영과 영혼의 존재를 믿는 의사, 김동원. 이 주인공들은 모두 사랑에 목마른 존재들이다. 공허한 정남의 마음에 싸늘한 시체가 들어 온 것도, 온 가족이 죽어 버린 소녀에게 의사.. 2010. 6. 22.
콩가루도 뭉치면, <좋지아니한가> 1. 감독이 부러웠다, 얼마나 좋을까. ‘영화’라는 매체를 좋아하기 시작한 지는 고작 5년 정도. 따라서 과거 화려한 헐리우드 배우나 감독에 대해선 잘 모르며, 딱히 기억에 남는 장면도 없다. 대신 좋아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보게 된 영화들에 대해선 최대한 느끼고 즐겼다. 물론 대부분 국내산이며 따끈따끈한 신작들을 보았으므로 감상의 폭이 좁기는 할 터이다. 그렇게 짧은 기간 좁은 폭의 영화들을 보았음에도 영화를 보면서 처음으로 ‘감독은 참 행복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저런 이야기를 만들고, 필름에 담고, 찬찬히 정리하면서 감독은 적어도 수백 번 정도 외치지 않았을까, “영화를 만드니 좋지 아니한가!”라고. 특별하게 큰 줄기의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족을 중심으로 하나씩 가지치기하는 에피소드들.. 2010. 6. 19.